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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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고요한 하루


온종일 기계톱 소리가 왕왕거리지만 며칠 지나 떠올려보면 고요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많지 않다. 아침에 만났을 때, 일과 후 헤어질 때 주로 이야기를 나눈다. 나누는 이야기는 날씨, 몸 상태, 톱과 관련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반복된다. 지금 이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루를 뜰 줄 알고 험한 지형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서로 일정하게 떨어져서 그루 뜨고 토막 내는 작업을 각자 진행한다. 그렇다 보니 점심도 각자 먹게 된다. 이래저래 이야깃거리가 많지 않은 조건이다. 여름에는 이야깃거리가 하나 추가된다. “아까 벌에 쏘였어” 이런 계절적 특성이 반영된 이야기.
 
 벌목꾼들을 뒤따라오는 소형굴착기 기사들도 밥 먹을 때 아니면 온종일 혼자 일한다. 다만 기사들은 산에서 내려가서 식당에 가 먹고 온다. 기사들은 운동 삼아 그때라도 걷는 것이 좋다. 벌목일 하는 사람들은 온종일 산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쉴 때든 밥 먹을 때든 일하던 그 자리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산판 삭벌 현장에는 비교적 차분하고 조용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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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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