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봄 소리
거대한 시간이 움직이며 소리도 내는 것 같은 봄이다. 만끽해두어야 할 시기이다. 일하다 보면 어느새 숲은 우거지게 되는데 그때는 숨이 턱에 차도록 더워져 있다.
안타깝게도 벌목한 나무 중 하나에 새집이 있었다. 까마귀의 집이었다. 입에 작은 나뭇가지를 물고 돌아온 까마귀가 다른 나무들 사이를 비행하며 집을 찾는 걸 보니 마음이 착잡했다. 나중에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서 “어쩐지 근처에 새알 같은 게 하나 있더라니”라는 얘기를 들었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봄이란 녀석 우리 모두에게 나란히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