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_산판 #104 등목작업
재선충에 오염되어 고사한 나무들을 벌목해 처리하고 있는데 몇 그루가 하필 민가 가까이에 있었다. 굴삭기 등 장비 부를 여건도 안 되었다. 그래서 암벽등반 경험이 있는 동료 한 명이 개인 도구를 가져와서 등목작업을 했다. 이른바 등목을 통해 나무를 위에서부터 한 토막 한 토목 잘라내는 아보리스트 작업이었다. 유튜브 등 자료화면을 통해서는 많이 봤지만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나무 오르는 건 저도 일가견이 있습니다.
어릴 때 매일 나무위에서 놀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