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나날들 중에는
서로의 화난 목소리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집안일이었는지, 일하고 못 받은 돈을 어떻게 받아야하나 잠 안자고 궁리에 궁리를 거듭했던 일이었는지, 무슨 일이었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더러 머리가 지끈거릴 때가 있었다.
힘들지만 산판일이 제아무리 힘들어도 피난처이자 휴식처인 동시에 대안(代案)일 때도 있었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