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자, 한국
주부
“요즘 가방 속에 이게 없으면 당황스러워요.”
불쑥 꺼내 보여준 건 돋보기였다. 자동차에 하나, 가방에 하나, 주방과 거실 등 집안 곳곳에 두다 보니 6개나 됐다. 50대 후반에 노안이 왔으니 늦게 온 편이다.
“그렇게 여러 군데 둬도 없어서 찾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밖에 나와 안경케이스를 열면 정작 돋보기는 없을 때도 있고요. 불편하긴 하죠. 그래서 차 안에 꼭 하나를 더 두는 거예요.”
책을 좋아했는데 눈이 자주 피로해지고 충혈되면서 책을 멀리하게 됐다. 문자도 잘 안 쓴다. 가까운 것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한 지 3년쯤 됐다.
불편하긴 해도 서글프지는 않다. 다시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니까.
“젊었을 때 너무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봐요. 많은 것들을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지금이 좋아요. 이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씩 하면서 살아가려고 해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요.” 나이가 들면서 여유가 생겼다.
그에게 돋보기의 의미를 물었다.
“소통이요? 편리함이고요. 생활 속에서 이제 얘가 없으면 안 되니까요.”
언젠가 책을 한 권 쓰려는 꿈을 가지고 산다.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
윤정 작가는
글 쓰고 사진 찍는 프로젝트 아티스트.
2013년부터 사람들에게 ‘꿈, 사랑, 죽기 전 남기고 싶은 유산’에 대해 묻고 기록하는 작업을 해왔다. 휴먼다큐 게릴라 프로젝트로 사람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한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네팔, 유럽 등 해외에서도 1년에 1~3 달씩 머물며 진행한다.
소소한 소재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진과 글 작업을 하고 있다.
파주 헤이리마을에 작업실을 두고 주말과 목, 금 개방한다.
안산예술의 전당 공동 주최 네팔 아이들 꿈 지원 재능기부전 ‘꿈꾸는 아이들’(2015), 광주시와 광주시연극협회 주관 ‘아픔이 아픔을 보듬다’ 연극제 인터뷰 사진전 ‘휴먼다큐, 66인에게 평화를묻다’(2016)전,‘에티오피아,처음’(2014)등 다수개인전.
Facebook : 프로젝트아티스트 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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