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온 나라가 흔들렸다.
더위에는 수시로 경고문자 날리더니,
정작 필요할 때는 문자도 언론보도도 없었다.
심지어 안전청 홈피는 점검으로 접속 불가능 상태였다.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그 와중에도 야간 자율학습을 강행했고,
흔들림이 감지되는데도 “가만있어라” 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그 지시를 따르지 않고 너도나도 운동장으로 뛰쳐나왔고,
잘했다, 다행이다, 기특해 해야 하는 상황이라니,
어디 믿지 못하게 된 것이 국가뿐이랴,
어른들의 말도 믿지 못하는 나라가 되었다.
마음적으로도 우왕좌왕 불안에 떨게 되었다.
0416, 그날 이후 각인되었다.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거라고.
어쩌면 위험 신호가 무뎌지는 것이 가장 위험한 것이 아닐까.
신승현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평일에는 개미처럼 일하는 회사원,
주말에는 배짱이처럼 사진놀이하고 있다.
"셔터를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멋도 모르면서 혼자 카메라 들고 무작정 나섰었다.
낯선 동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며 셔터를 눌렀댔다.
사람이 좋다. 눈과 눈 마주침이 좋다. 썰 푸는 삶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