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영하권 날씨에 참수리와 흰꼬리 수리를 촬영하던 곳을 찾았다.
매번 나가는 촬영길이지만 늘 마음이 설렌다.
마침 어제 저녁에 mp3 음악을 업데이트했다. 가고 오는 길이 모두 밀렸으나 음악으로 대신한다.
참수리와 흰꼬리수리는 추운 지방에서 지내던 조류다.
시베리아와 캄차카, 사할린을 넘나들다가 일부 우리나라를 찾는 것이다.
그간 경험으로 이놈들은 아침 동틀 무렵이거나 동이 트기 전 사냥을 한다.
역시 주식은 물고기이다.
섬강의 물길 중 아직 얼지 않은 곳에 있는 커다란 잉어가 주된 사냥 어종이다.
새벽 5시에 출발해 늦어도 아침 7시30분께까지는 장비세팅을 끝내고 기다려야 한다.
겨울철 필수인 카메라 렌즈 냉각을 위해 차 안을 영하로 유지하고 맞이하는 아침. 크리스마스 새벽이 서서히 밝아온다.
드디어 참수리가 사냥을 한다.
단 한 번의 시도로 커다란 잉어가 갈고리 발톱에 달려나온다.
조금 안전한 곳에 자리를 잡고 그 커다란 잉어를 금방 먹어버렸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참수리가 다시 움직인다.
물가에서 청둥오리 암컷을 사냥했다.
찰나의 순간에 청둥오리 암컷이 그 무시무시한 참수리 발톱에 채였다. 날아가는 참수리를 행해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말로는 들었지만 주식인 물고기가 아닌 청둥오리를 잡는 장면을 지켜보며 촬영한 것은 드문 일이었다.
조금 더 촬영 거리를 좁히려 했지만 이내 장소를 옮긴 곳이 하필이면 나뭇가지가 많은 곳이다. 자리를 잡고 털을 뜯는다. 사진이 나뭇가지에 걸린다.
어떠랴! 오히려 이것이 더 자연스럽고 리얼한 순간들 아닐까….
그 큰 오리 한 마리를 다 먹고는 참수리는 다시 유유히 날아간다.
이석각 작가는
1958년생
건축을 전공했으며
퇴직해 지금은 건축설계 디자인을 하며
다인산업개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취미로 생태조류 사진을 즐겨 촬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