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수리부엉이
낙산사에 수리부엉이가 산다.
매년 같은 장소에 어김없이 수리부엉이 한 쌍이 해를 거르지 않고 둥지를 틀고 새끼들을 기른다.
농담반 진담반 이 수리부엉이를 영험한 수리부엉이라 부른다.
매년 둥지를 트는 곳이 낙산사 하고도 의상대 절벽이다.
조석으로 스님들의 염불 소리와 공양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고 자란 수리부엉이라 영험하다고들 한다.
실지 이 수리부엉이는 저녁 예불을 알리는 타종소리에 반응을 하고 먹이를 잡기 위한 활동에 들어간다.
지루한 장마와 태풍이 끝날 즈음 낙산사를 찾았다.
어느덧 자라 솜털 보송보송했던 유조의 자태를 벗어버리고 어엿한 아성조로 자란 모습이 늠름하다.
날이 더워선가 운이 좋아서인가.
높다란 소나무에 앉아있던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바닷가를 향해 날았다.
하얗게 부서지는 물거품을 뒤로하고 자 한번 찍어봐 하듯이 멋진 포즈를 잡는다.
바다로 간 수리부엉이.
이석각 작가는
1958년생
건축을 전공했으며
퇴직해 지금은 건축설계 디자인을 하며
다인산업개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취미로 생태조류 사진을 즐겨 촬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