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첫눈
쪽방촌에도 첫눈은 온다.
낙엽 위로 의자 위로 소화기 위로
연탄난로 위 우산 위로
쪽방인 머리 위로
별 도움도 되지 않는
눈이 공평하게 내린다.
눈보다 더 기다리는
빵 차는 눈 때문에 오지 않고
빵 차보다 더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은 공평하지 않은 빵 때문에 오지 않는다.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의자 위에 쌓인 눈이 참 야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