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힘
3월의 시작입니다.
집 앞 개울의 얼음은 반도 남지 않았고
버들강아지는 새끼 손가락 만큼 자랐습니다.
완연한 봄기운입니다.
두 분이 이현필 선생님 산소에 가자고 하십니다.
성가모음집을 가지고 가자고 하십니다.
두 개의 지팡이를 짚고 숨을 몰아쉬면서도
저만치 앞서 산을 오릅니다.
산소 옆 잔디에 두 분이 두 개의 지팡이와 나란히 앉습니다.
성가모음집을 찾아 찬송을 부릅니다.
이현필 선생님이 만든 찬송입니다.
악보에 없는 화음이 만들어지고
새소리마저 조화를 이룹니다.
목소리도 모습도 모두 곱습니다.
봄 바람보다 고왔습니다. 그리고 따뜻했습니다.
몇 곡의 찬송을 이어 부르고 나서
비석을 읽어 보라고 합니다.
“이현필 선생은 동광원과 귀일원을 창설하고
고아와 병자를 위해 사랑과 희생적 눈물겨운
일생을 보내셨다. 예수를 본받아 살려고
지리산 눈보라 속에서 십자가의 노래부르며
통곡참회하시고 잃은 양 찾아 일생 맨발로 다니신
한국의 성자였다.”
이 분들은 이 힘으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이제 이 분들의 힘으로 내가 삽니다.
고맙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신앙의 모범입니다. 좋은 사진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