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꽃
가을 꽃은 물에 젖지 않는다
가을 꽃은 물들어 가는 것이다
가을에 물들어
붉음은 노랑으로
노랑은 흼으로
흼은 가을로
서로 물들어 가는 것이다
가을 낙엽은 비에 젖지 않는다
가을 낙엽은 비에 물들어 가는 것이다
가을 비에 물들어
잎은 비로
비는 낙엽으로
낙엽은 가을로
서로 물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가을에 물들지 않는다
나는 가을에 젖어 가는 것이다
가을에 젖어
비워 비고
비어 비는
비움의 가을에
나는 젖어 가는 것이다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