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하나…
십 년이다.
매주 빠지지 않고 한 두 번씩 만났으니 600번 이상 만났을 것이다. 시각장애인인 그는 내 발자국 소리를 안다. 보지 않아도 나를 인식한다. 그를 몇 주째 만나지 못했다. 십 년 만에 처음이다.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면회를 할 수가 없었다.
형님 도와주세요. 요양병원 가기 싫어요. 거긴 지옥이에요. 제발 보내지 마세요. 제발...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쪽방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요양병원으로 갔다. 여기서도 면회를 할 수 없다. 그는 말할 상대조차 없다. 요양병원에서 벗어나고 싶다. 병원 진료를 위해 잠시 만난 그가 쪽방으로 가고 싶다고 간청을 한다.
잠시만 참자. 몸이 회복될 때까지만 참자.
그렇게 설득했지만 그는 두 손 모아 빈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어 다시 요양병원으로 갔다.
어떻게 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