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kw01.jpg kw02.jpg kw03.jpg kw04.jpg kw05.jpg kw06.jpg

 

 

 < 여수 아저씨를 추모하며 >
 
2년 전 9월 13일 쪽방에 살던 여수 아저씨가 가셨다. 평소 건강했었는데 갑작스러운 병에 오래 견디지 못하고 가셨다. 돌아가시기 직전에 가족을 만나긴 했지만 외로운 삶을 위로받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쪽방촌에서는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지만 장례 치르기도 쉽지 않다. 돌아가신 날을 기억하는 것은 어쩌면 사치이다. 몇 장의 사진을 고르고, 돌아가신 후 적어 두었던 간단한 글로 여수 아저씨 돌아가신 날을 기억한다. 외롭지 않으시길….

 
 -------------------------------

여수아저씨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쪽방촌에서
여수, 여수 형님, 여수 아저씨다.
한줌 빛 들어오는 쪽방에서
시금치 도라지 대파 북어채 꿀유자차 챙겨
하루하루 살았다.
상처 난 벽의 붉은 테이프 십자가에는
동자동 석양빛이 비치곤 했다.
한마디 없는 오른손 검지와
‘삶’ 문신이 새겨진 왼손 약지가
그였다.
 
그가 갔다..
코에 죽 먹는 호스 꼽은 채
방사선 검은 피부 흔적을 목에 두른 채
밥같이 끓는 가래를 삼긴 채
요양병원 복도 끝에서
두 손으로 고맙다고 연신
인사하듯 가 버렸다.
 
그가 갔다
손과 발 허물이 벗겨지고
머리가 빠지고
음식을 삼키지 못하고
말조차 할 수 없고
마약이 가슴을 허옇게 덮어도
웃고 있던 그가
인사 없이 가 버렸다
 
다시
쪽방에 돌아오면
60평생 삶을 글로 남기기로 했던 약속 대신
나는 오늘 그의 영정사진을 만든다.
 
 1953/10/21 - 2014/09/13  김.종.선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kw10001.jpg
 
 여시아문(如是我聞)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전 재운

2016.09.13 22:41:15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댓글 작성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List of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