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오는 날 >
눈 내린다.
서울역에 내리고
길 건너 빌딩 숲에 내리는
눈이
발에 녹는다.
공원 의자에 내리고
태극기 위에 내리고
머리 위에 내리는
눈이
담배 연기에 녹는다.
말없이 건네는
음료수 병 위에 내리는
눈이
연탄불에 녹는다.
눈마저
내린다.
눈마저
녹는다.
서울역 11번 출구.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