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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의 소소한 풍경 26 - ‘참이슬에 취하다’

 

가을은 자연이 제 속에 감춰두었던 진실을 보여주는 계절이다.
 
제 속에 있던 것들을 마침내 다 보여주고는 내년을 기약하며 이별을 고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섭섭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아주 이별은 아니기에 덤덤하게 보낸다.
 
그렇게 덤덤하게 보내지만,
 
이별의 슬픔은 하늘도 어쩔 수 없는지 아침이면 눈물을 닮은 이슬로 대지를 흠뻑 적신다.
 
가을 아침에 풀섶에 서면 그 여느 계절보다도 이슬이 풍성하다.
 
이슬에 취해 그들을 바라보노라면 그 작은 이슬방울 속에 담긴 우주가 보인다.
 
그 작은 이슬방울 속에 하늘도 담겼고, 나무도 담겼고, 앞산도 담겼다.
 
 
계수나무 이파리가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흙으로 돌아갈 즈음이면 그 어떤 나뭇잎도 흙빛을 닮는다.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달에 있다는 계수나무의 이파리는 낙엽으로 땅에 떨어져 흙빛을 닮아갈 때 가장 예쁘다.
 
계수나무 이파리에도 이슬이 맺혔다.
 
달빛에 물들어 버리는 호수나 강물처럼 이슬도 계수나무 이파리에 물들어 버렸다.
 
 
씀바귀 이파리, 민들레 씨앗, 단풍든 딸기 이파리, 잔디, 계수나무 이파리…….
 
이파리마다 참이슬을 맺고, 제 속에 감췄던 속내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
 
취할 때 사람도 진실을 내보이는 법인데, 참이슬에 취한 것일까?
 
취했다고 하기엔 참으로 맑은 아침이다.

 

 

 김민수작가는

 
서울생으로 현재 들풀교회 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
 
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

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fkim11.jpg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
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
 
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
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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