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통에 심었던 고추 모종 한 포기
결실이 장하다.
명색이 양념 노릇이라도 하려나
햇살 한 줌이 아쉬워 마당가에 눌러놓은
저 알뜰한 가을.
농사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내사 이제 좀 편히 살란다.
몇 년째 들어온 노모의 다짐.
토방 앞에 널어놓은 가을걷이를 보니 내년에도 그 맹세 부도나겠다.
강옥 작가는 1994년에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1999년에 수필집 <내 마음의 금봉암>을 냈습니다.
십 수년 넘게 다음에서 블로그 <지우당>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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