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작
가을의 시작이다.
옥수수는 처마 밑에 씨앗으로 매달렸고
밤, 다래, 머루, 도토리, 가지는 넉넉히 익어간다.
두릅나무도 열매를 맺었고,
독말풀도 씨앗을 터트렸다.
아침, 저녁의 기온변화만큼 산 밑 수도원으로
가을이 오는 속도는 빠르고
수도원 식구들의 손길은 분주하다.
밤 한 톨도 허투루 할 수 없어
손마디 아프게 한 톨 한 톨 껍질을 벗겨
이웃에 나누고, 귀한 음식으로 준비한다.
원장님 허리는 더 굽어가고
잠시 걷는 걸음도 쉬어가야 하는 가을이지만
등 잡고 걸을 사람 있어 든든하다.
김원 작가는
24년차 직장인이다.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한지 10년 정도 되었다.
몇 번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쪽방촌 작업을 5년째 진행 중이고, 기독교 수도원 작업은 8년 정도 되었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의 첫 구절 여시아문(如是我聞)에서 따 온 것이다.
‘내가 본 것’을 나의 느낌으로 보여 주고자 함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