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풀베기 일상
이번 풀베기 현장에서 집이 가장 먼 사람은 나다. 도로로는 40km 조금 넘는다. 임도 타고 현장까지 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 5시 이전에는 도착해야 하고 가는 도중 동료를 태워가야 하니까 집에서 나오는 시간은 3시 30분 쯤, 그 전에는 양치질 하고 세수 하는 등 화장실 볼일을 보고 참 챙기고 밥도 먹어야 하니까 기상시간은 2시 30분쯤. 일은 정오 즈음에 마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는 조금 일찍 마칠 수밖에 없다. 산에서 내려오고 내일 쓸 연료를 2리터 페트병에 담는 등 간단한 정리를 하고 귀가하면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 점심을 간단히 먹고 한 숨 잔다. 그리고 늦은 오후에 일어나서 두세 시간 볼일을 보고 저녁을 먹고 다시 잠을 청한다.
어떤 패들은 두 시간 거리를 출퇴근하기도 한다.
정오에 일 끝나고 집에 온다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좋겠네. 일 일찍 끝나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장이 멀건 가깝던 풀베기 작업의 하루는 무척 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