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공원에서
코로나로 폐쇄된 공원은
인적 끊겨 적막하고
텅 빈 공원에는
창백하게 서 있는 눈사람
서성이는 배고픈 새들
고요하게 처마를 장식하는
흐르다 얼어붙은 고드름
지난날의 초록을 회상하며
깊은 명상에 잠겨있는 연잎들
코로나는 짧고 인생은 길다는
상투적인 광고판 문구는
나름대로 위로와 격려와 계시
때로는 묵묵히 참고 기다리는 것도
봄이 오게 하는 일
모든 게 얼어붙은 채 언젠가 오리라는 봄을
하얗게 숨죽이며 기다리는 겨울 공원
정석권 작가는
전북대학교 영문과에 재직 중이며
사진과 글을 통해서 일상의 모습들이나 여행지에서의 인상을 기록해왔다.
풍경사진을 위주로 찍으면서도 그 풍경 속에 사람이 있는,사람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사진에 관심이 많다.
길을 떠나서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과 인상을 전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