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또 다른 숙소
이번 모텔은 깨끗하다. 작년에 리모델링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묵어갔는지 세탁기 사용과 빨래 널 곳 등 필요한 편의사항을 설명해주는데 자동응답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지나온 길 머문 곳들이 다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곳은 어떻게 될지 잠깐 궁금해진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