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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의 꽃을 찾아 떠난 여행 - 큰괭이밥

 

자연은 신비스럽다.
먹을 것이 귀하던 어린 시절 산야에서 나는 것들 중에서 ‘먹을 것’과 ‘먹지 못하는 것’을 아이들은 잘도 구분했다.
이름은 알지 못해도 어떤 것이 우리의 배고픔을 달래줄 수 있는지 생활 속에서 터득했다.
봄이 오기 전, 잔설이 남아있을 때에는 칡을 캐러 다녔다.
봄나물이 올라올 즈음이면 씀바귀와 냉이, 달래, 망초대 등을 하러 다녔고,
논두렁 같은 곳에 많이 있는 하얀 메꽃의 뿌리는 국숫발 같아서 구황작물로도 손색이 없었다.
진달래가 피면 아이들은 진달래꽃을 따 먹고,
먹을 수 없는 철쭉이 피면 ‘먹으면 미친다’거나 ‘먹으면 피가 마른다’거나 하는 경고를 깊이 새기고 살았다.
 
‘개 풀 뜯는 소리 한다’는 말이 있다.
있을 수 없는 허황된 말이라는 의미인데 정말 개가 풀을 뜯어 먹는 모습을 보면서 그 말을 의심해야만 했다.
목이 말라 이슬을 핥았는가 싶었는데 정말 개가 풀을 뜯어 먹은 것이다.
 
개들도 속알이를 하거나 병치레를 하면 자연에서 치유약을 찾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중 시금털털한 괭이밥의 이파리는 고양이들이 배탈이 나면 다스리기 위해서 뜯어먹는 풀이라 ‘괭이밥’이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큰괭이밥은 꽃이 먼저 피고, 이파리가 나중에 나온다.
그리고 보통의 괭이밥보다 모든 것이 다 크다. 그래서 큰괭이밥이다.

숲 속, 습기가 많은 계곡을 따라 그늘진 곳에서 아침 햇살을 벗삼아 피어난다.
피기 시작하면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파리만 남는다.
꽃을 피우느라 일 년 내내 수고했을 터인데, 고작 일주일이라니……. 어쩌면, 그들에게는 꽃보다는 열매일 것이고,
속을 다스려야 하는 고양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파리일 터이니 그들을 배려하는 마음일까 싶다.
 

 




 김민수작가는

 
서울생으로 현재 들풀교회 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
 
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

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fkim11.jpg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
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
 
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
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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