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ㅡ담장

좁은 골목으로 이어지는 동네에서
담장은 길과 집의 경계가 되기도 하고
때론 건물 자체의 외벽이 담이 되기도 하고....
　
담장을 싫어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어떤 미국 시인은 말했는데
우리동네 담장에도 세월 따라
금이 가고 물이 흘러 부풀어 오른다
　
폐허가 된 그리스 신전 같기도 하고
알타미라 굴 벽화 같기도 한
세월의 흔적들
　
그래도 우리동네 담장엔
소나무 분재도 풍경화도
산수화도 고추모종도
어린왕자도 아기자기한 작품들
　
주차금지 표시는 손글씨로
또는 장난감 자동차나
나무와 철사로 만든 설치미술로
기발한 아이디어들
　
어느 집 벽엔 영어로
FREE * MAN 이라고 써있는데
자유로운 사람, 인지
사람은 자유롭다, 인지
자유로워라 사람아, 인지
사람을 자유롭게 하라,  인지
또는 그 모두인지..
　
나라와 나라 사이에
무지막지한 담장을 쌓으며
업적이라고 자랑하고 있는
어떤 미국 대통령에게 하는 말인지도...

　정석권 작가는

 

전북대학교 영문과에 재직 중이며 
사진과 글을 통해서 일상의 모습들이나 여행지에서의 인상을 기록해왔다.

풍경사진을 위주로 찍으면서도 그 풍경 속에 사람이 있는,

사람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사진에 관심이 많다. 
길을 떠나서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과 인상을  전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