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2014.4.19~20 두 번째 청산도 가는 길에서, 예전 처음 갔을 때는  섬 주변과 서편제 촬영현장을 둘러보는 일정이었고, 이번은 청산도의 속살을 둘러보는 걷기여정이다. 세월호 사태가 일어난 직후였지만 청산도 가는 뱃길은 여전히 붐빈다.
 
1. 그것은 세이렌(seiren)의 소리였다. 어디선가 어둠을 깨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청산이 소리쳐 불렀다. 이른 새벽 빗발을 헤치고 청산으로  떠난다. 내가 다른  세계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그 소리는  배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는 낮에는 베를 짜고 밤에는 다시 풀어놓아 시간을 되돌려 놓으려 했다. 운명의 여신은 베를 짜고 잘라버리지만, 페넬로페는 시간을 연장하여 자신과 남편을 살리려고  베틀에  앉은  운명의 직조자(fate weaver)였다. 유혹의 메타포, 세이렌(사이렌)의 치명적 매력은 목소리이다. 제발 내 노래를 들어달라, 내 목소리를 기억해 달라면서 울부짖었다.
 
2.이미지는  세이렌(반인반어 요정)의 매력과 매혹을 만들어 주는 그 존재-부재(absence-as-presence)를 지니고 있음으로써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뚜렷하다. (모리스 블랑쇼) 오디세우스는 몸을 묶어 세이렌의 노래를 통과하지만 에이허브는 몸을 던져 백경의 노래 속으로 뛰어든다. 오디세우스는 살아남았고 에이허브는  죽었다. 모비딕에 값하는 멜랑콜리적인 [코뿔소]를 바다에 되돌려주면서 파열하고 침수함으로써 끝난다.
 
3.지고의 통찰력은 가장 철저한 맹목성이기도 하다. 청산은  모습을 감추지 않지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영원히 멈추지 않는 파도가 노래하는 바람의 소리, 흐름이 그치지 않은 시간의 소리를 들어보라!!! 듣지 못하면 말할 수 없다. 들을 수 있는 자 듣고, 말할 수 있는 자 말하게 하라!!! 눈으로 보지 못하는 자, 더욱 소리칠 것이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다.
 (소리의 빛은 이청준의 연작소설집  남도사람 2의 제목이다. 서편제는 남도사람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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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아이디: norlam)작가는

 

부산 출생이며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쌍용투자증권 등 금융 파생상품 관련 기업에서 근무.ksh2.JPG

건강회복의 일환으로 명상수련과  절집, 왕릉, 폐사지 등의  문화유산 답사기행과 걷기여행을 시작하였다.

 

법륜스님의 글 중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잘된 것이다-라는 글귀를 늘 염두에 두고 산다.

 

늘어만 가는 음반, 공연장 티켓, 그동안 모아둔 수많은 내한공연 연주자 사인이 있는 포스터를 한적한 시골 창고 작업장 같은 곳에 패널로 걸어놓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중 하나이다.

 

근래는  이미지 인문학, 디지털 미학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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