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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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울지 않는 장례식 >
 
죽은 아들의 엄마가 묻는다.
“우리 아들 장례식 언제 해요?”
“장례식에 이런 옷 입고 가면 안 되죠? 어떤 옷 입어야 해요?”
“장례 치르고 나면 무서워진다고 하던데... 이 방에서 혼자 어떻게 살아요?”
 
쪽방촌 옥탑에 살던 장애 엄마의 장애 아들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했다. 47세. 두 사람은 수급비로 근근이 살았지만 엄마와 아들이기에 행복했다. 술을 마셔도 같이 마셨고 밥을 먹어도 같이 먹었다. 아들은 거리 교회에서 나눠주는 접시 밥을 들고 엄마를 위해 6층 좁은 계단을 올랐다. 엄마는 남대문 시장에서 고기없는 닭뼈를 얻어다 아들을 먹였다. 가파른 계단에서 엄마와 아들은 수시로 굴러 넘어졌다. 얼굴이 찢어지고 눈에 멍이 들어도 모자가 갈 수 있는 곳은 서울역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옥탑뿐이었다. 여름밤이면 더위를 피해 옥상에 자리를 펴고 별을 보며 잠을 잤다. 일요일이면 모자는 하나님을 찾아 땅으로 내려왔지만 모자를 위해 쪽방에 올라오는 사람은 드물었다. 6-7년을 그 쪽방에서  살았다.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해요? 이런데 처음 와 봐서...” 아들의 빈소에 들어서며 엄마가 묻는다. 수급자인 까닭에 사망한 지 6일 만에 3시간 동안만 허락된 장례를 치른다. 엄마는 울지도 못한다. 엄마는 슬픔을 모른다. 아들의 영정 사진을 봐도, 입관을 해도, 마지막으로 얼굴을 만지면서도, 관 뚜껑이 닫혀도, 시신을 운구해도 엄마는 울 줄 모른다. 울어야 하는데... 울어야 하는데, 아들 이름을 소리치며 혼절해야 하는데, 머리를 풀어헤치고 세상을 원망해야 하는데, 하나님을 저주해야 하는데... 세상은 엄마에게 슬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먹고 사는 걱정만 남겨 주었다.
 
“이제 한 사람 수급비만 나올텐데... 방값 내고 나머지 돈으로 어떻게 살아요?”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kw10001.jpg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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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2019.11.11 15:07:06

하늘로 돌아간 아들

홀로 남겨진 엄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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