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다카토리산 정상에서 야마비라키(山開き;시산제)가 있었다. 다카토리산은 802미터로 오두막 뒷산 봉우리 중 가장 높은 산이다. 여름 등산시즌을 앞두고 신에게 산행 안전을 기원하는 행사다. 인근 우키하(浮羽)시의 등산모임에서 매년 5월 제 3 일요일에 개최하는데 올해로 58회 째란다.
정상까지 바쁘게 움직여도 오르는 데만 두 시간 가까이 걸린다. 산정에 올라서니 사람들이 모여서 솥에 찰밥을 찌고 떡을 만드느라 바쁘다. 보통 산정에 올라와 보면 아무도 없거나 있어야 고작 한 두 사람 보일까 말까 했는데 오늘은 다르다. 무려 200여 명 가까이 모였다.
시간이 되자 복식을 갖춘 제관이 제물을 차려놓고 신에게 안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린다. 제를 올린 후 다카토리산 남쪽지역 야매(八女)시의 하모니카 모임 반주로 사람들이 설산찬가를 부른다. 다카토리 산을 중심으로 한 인근 지역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치르는 행사다.
시산제가 끝난 후 주최 측이 준비한 기념타월을 나눠준다. 산에서 만든 혼백의 떡을 던지는 순서도 이어졌다. 떡을 만든 사람들이 높은 곳에 올라 비닐에 포장 한 떡을 던지면 모인 사람들이 받아먹는 의식이다. 복을 나눈다는 의미라 한다. 모두 재미있어 하며 즐긴다.
산정에서 취사할 수 있다는 게 눈에 띈다. 불을 피워 떡을 만드는 것을 보면서 주최 측을 위한 배려인가 생각했더니 그게 아니다. 행사가 끝난 후 삼삼오오 흩어져서 점심을 먹는데 물을 끓여서 커피도 마시고 인스턴트 식품도 조리해 먹는다. 물어보니 가능하단다. 규제는 있되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니다. 규제는 결국 사람을 위한 거다. 사람이 중심이다.
유신준 작가는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을 깊이 알고 싶어 조기퇴직하고 백수가 됐다.
지인의 소개로 다누시마루 산기슭의 오두막을 거처로 정했다.
자전거를 벗삼아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며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다.
올 해 부터 일본에 [산의 날, 山の日]가 생겼습니다.
8월 11일, 휴일이 하루 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