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6.25때 종군하여 철원을 지난 일이 있다. 막 격전이 끝난 철원 시가지는 완전 폐허가 되어 연기만 무럭무럭 피어오르고 있었다. 길만 훤히 트인 시가지를 지나다가 문득 타 죽은 닭을 보았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 타 죽은 닭은 선 자세로 있었다. 이상하게 여긴 나는 무심코 건드려 보았다. 그랬더니 그 타 죽은 어미 닭의 날개 밑에서 병아리 몇 마리가 울며 나왔다. 코가 시큰해지고 눈물이 핑 돌았다. -김충열 교수의 『유가윤리강의』, 45-46쪽.
장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