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사람

사진클리닉 조회수 4213 추천수 1 2013.05.07 17:56:45

몇 년 전, 화마가 휩쓸고 간 산엔 아름드리란 수식어가

붙는 나무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곳곳엔 아직도 불탄 흔적이 남아 있지만 생명은 그 속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소용돌이치던 불길 속에서도 목숨줄을 놓치 않았던 두 그루의 나무가 능선을 지키고 서 있습니다. 

비록 아름드리는 아니지만 그들의 생명력만큼은 아름드리란 수식어로도 모자란 것 같습니다.


출사는 늘 그렇듯이 동생과 2인 1조로 갔습니다.

뜻하지 않게 산을 타다 보니 무척 힘들더군요. 

기왕이면 여기저기 다니고 싶었는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겉모습만 핥고 왔습니다.

다음엔 다시 계획을 세워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몇 장의 사진을 올립니다.

황량한 능선에 뜬금없는 나무만 덩그러니 박혀 있어 과연 사진이 될까 의구심을 가지며 찍었습니다.

사실 어떤 걸 찍어야할지 난감해 하면서 찍었습니다.

곽기자 님 같았으면 여기서 어떤 걸, 어떤 식으로 찍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전반의 구성이나 총체적 부실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곽기자 님의 냉철한 조언 기다리겠습니다.


1.

DSC_0125.jpg

흑백의 매력에 빠져 전환시켜 봤습니다.

나무와 사람의 연관성을 생각하며 찍었습니다.



2.

DSC_0135.jpg

나무들이 불에 탄 흔적이 드러났더라면 좀 더 현장감이 생생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3.

DSC_0141.jpg



4.

DSC_0154.jpg

위 사진의 경우 구도와 구성은 어떤지 여기서도 사람이 있는 것이 

나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5.

DSC_0175.jpg

나무와 사람은 사실 일직선상에 있지 않습니다.

사람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거기 섰지만 거리로 인해 존재감이 떨어져 불균형을

초래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6.

DSC_0177.jpg

조금이라도 존재감을 더 드러내기 위해 팔을 펼쳤습니다.


7

DSC_015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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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2013.05.10 10:54:20

전체를 아우르는 이야기: 사람이 들어있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에 대해 짚고 넘어가죠. 사람을 넣어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자체가 또 하나의 교조주의처럼 들릴 수 있겠습니다. 사람없이 찍고 싶은 분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는거죠. 그러므로 제가 사람이 있는 사진이야길 하는 것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런 한적한(요소가 많지 않은) 곳의 풍경이라면 사람이 들어있지 않을때 유일성이 어디서 획득이 될까요? 여기가 어딘지 저는 모르지만 아는 분이 있다면 이곳에 가서 똑같이 찍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사람을 넣자는 이야깁니다.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사람이 들어있으면 이야기의 풍, 흐름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 장소의 경우 산, 나무가 있으니 거기에 사람이 더해져서 어떤 이야기든지 풀어낼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제가 푸는 것이 아니고 찍는 사람이 푸는 것입니다.

 

1: 흑백이라서 그런게 아니고 빛의 방향이 반대라서 그런거죠? 오른쪽 위의 하늘이 눈이 부십니다. 거슬리죠. 이게 의도적인 빛이라면 오케이. 험난한 여정을 보여주려는 의도입니다. 이때 나무와 사람은 동반자가 됩니다.

2와 3: 가고 오는 차이가 있고 빛은 다시 순광이네요. 이때 사람은 주인공이 되고 어떤 곳을 방문하고 있는 주체이군요. 가고 오는 것의 차이는 스스로 한번 해보세요.

4: 강력하군요. 구도나 구성은 님께서 원하는데로 하십시오. 과감한 것이 늘 좋더군요. 새로운것, 새로운 시도, 새로운 구성....사람을 넣을지 말지는 앞에 이야기했으니 통과.

5: 그렇군요. 이야기하기전엔 눈치 못채고 있었습니다. 원근감을 놓치고 나니 나무의 크기가 엄청나군요. 사람이 작게 보인 덕이군요. 글쎄 그 또한 의도입니다. 사진이 2차원적 시각물이란 것은 기본 출발의 대전제입니다. 따라서 입체감이 떨어지는 것, 특히 실루엣에선 정보가 부족하니 사람과 나무의 비율이 비현실적인 것이 모두 자연스럽습니다. 하나의 표현기법아니겠습니까? 나무와 대화하는 기분이 드는군요.

6: 확 깹니다.^^  갑자기 카메라를 의식하다보니 잔잔한 기분이 깨졌습니다. 물론 실험삼아 이것저것 하고 있다는 것 잘 압니다. 동생분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고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았다면 좋은 느낌의 사진입니다. 나무와 교감.

7: 나무 엔딩?

 

같은 곳에서 찍은 동생분의 사진은 왜 안올라오죠? ㅎㅎ  

 

 

어처구니

2013.05.10 15:50:17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늘 생각하는 것이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입니다.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멋지고, 아름답고, 황홀한 그런 사진?

어느 순간부터 그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보여졌지만 보이지 않았던 사진.

그게 뭘까? 라는 질문과 함께 늘 그런 쪽을 생각하며 파인더를 바라봅니다.

이 생각이 맞는지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동생과 출사를 하면서,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이지만 늘 그 결과물은 달리 나옵니다.

이 곳에서 찍은 사진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얘기겠지요.

사진을 올려 봐라 얘기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거부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클리닉 받으려면 좀 무식하게 용감해야 하는데 말이죠.^^


7번 사진은 말 그대로 엔딩용으로 삽입하였습니다. 그냥 끝내려니 뭔가 뒤끝이 아쉬워서 말이죠.

6번 사진의 경운 말 그대로 낯 같지럽지만 한번 시도해 봤습니다. 이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ㅎㅎ


사람이 있어야 할 이유에 대해서 점점 그 중요성을 인식해 가고 있습니다.

이야기 주머니가 사람에게서 풀린다는 것도 요즘엔 피부로 와닿음을 느낍니다. 

지난 주일엔 수성못에서 노인분들을 찍었습니다.

이것도 조만간 한번 올려보려 합니다.

아무튼 매번 귀찮게 해 드리는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계속 귀찮게 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항상 성심 있게 클리닉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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