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타래란

사진클리닉 조회수 2205 추천수 0 2004.11.24 00:00:00

" 아랫분 사진을 보고 부러워하다가 문득 지난 봄에 찍어둔 타래란 사진을 찾아보았습니다. 꽃사진 접사할 때 배경 처리가 몹시 힘들다는 건 경험으로도 알고 이곳에 쓰인 글들에서도 알고 있습니다. 배경을 어둡게 날리고 꽃을 밝게 접사한 사진들을 자주 보는데 그 방법은 무엇인가요? 이 사진은 원본을 약간 트리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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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2004.11.24 00:00:00

"배경정리에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요. 아래 활원님의 사진에 대해 자세한 촬영정보가 없어서 제가 추측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혹 틀렸거든 활원님께서 바로 잡아 주시길 기다립니다.

님의 사진과 활원님의 사진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제가 가진 정보를 믿는다면 님의 사진은 셔터 200분의 1초에 조리개 2.8입니다. 활원님의 사진은 50분의 1초에 조리개 4.8입니다.
배경처리의 한 방법인 "심도를 얕게하기"를 위해 두분다 조리개를 줄였습니다. 특히 지우님은 완전 개방인 2.8로 최선을 다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런데도 막상 두 사진을 비교하면 하나는 온 사방이 훤하고 하나는 배경이 어둡게 보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 활원님이 따로 부분조명을 사용한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결정적으로 촬영시간대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활원님의 사진은 이른 아침아니면 늦은 오후, 혹은 부분적으로 흐려서 노출이 잘 나오지 않는 날이었을 것입니다. 지우님은 밝은 날 사방이 트인 곳입니다. 그래서 ISO를 64로 줄였는데도 셔터가 200분의 1까지 나온 것입니다. 온 사방이 훤하다면 배경을 검게 하기가 난망합니다. 또 하나의 조건은 꽃을 중심으로 사방을 돌아보다 가장 어두운 배경을 찾는 것이었겠죠. 이 또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가능하다면 해지기 직전)이라면 사방의 어느 한쪽은 반드시 어두운 쪽이 있을 것입니다.
이래서 두분의 사진에서 배경이 서로 다르게 된 것입니다.

저는 사진을 꽤 오래 찍어 왔고 특히 신문과 과 잡지 지면에 게재되는 사진을 주로 찍어 왔습니다. 그래서 주특기가 " 악조건에서도 어떻게든 찍기" 입니다. 사진기자들은 그래서 스스로의 사진을 "막사진"이라고 약간 자조적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일간지라면 언제 어디서 뭘 찍어와야한다는 것이 사진기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결정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침일찍이나 오후 늦게까지 기다렸다가 빛을 활용해서 찍는 일이 불가능할때가 많습니다.
이제는 많이들 알려진 이야기지만 내셔널지오그래피의 사진가들은 새벽 아니면 황혼무렵에 사진을 주로 찍는다고 하지요.
사진은 빛과 시간의 예술입니다. 늘 주변에서 찍을 만한 것들을 관찰하다가 어느 시간(혹은 어떤 계절, 혹은 어떤 해)에 그 대상이 가장 빛나는지(빛과 잘 어우러지는지)를 기억해두고 어느날 드디어 사진으로 옮기는 것이 사진찍기입니다. 일종의 패턴연구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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