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무형문화재 제 60호 장도장 박종군 (광양장도박물관)
호신용, 또는 장신구로 사용되던 장도는
몸에 지닐 수 있는 자그마한 칼이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정절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겨
이를 지키기 위해 장도를 항상 휴대하였다.
가치와 신념을 지키기 위해 사용되던 한국의 은장도.
지금은 그 필요성이 사라졌지만, 장인들은 여전히
전통 장도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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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학생은 각자의 테마를 정하는 첫 자리에서 인간문화재 작업을 하겠노라고 했다. 그리고는 모두 세 편의 작업을 마쳤다. 지금 여기 소개된 사진과 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 60호 장도장 박종군선생에 관한 포토스토리다. 나머지 두개가 더 있는데 그것은 각각 아래와 같다. 둘 중엔 접선장의 스토리가 더 완결성이 있다.
담양 만성리의 접선장 김대석선생에 관한 기사 바로가기 http://photovil.hani.co.kr/230665
나주 샛골나이 노진남 선생에 관한 기사 바로가지 http://photovil.hani.co.kr/225888
사진으로 이야길 꾸릴때 가장 전통적이며 동시에 가장 편한 방식이 포토스토리란 것은 여러번 말한 적이 있다. 꼭 사진마을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강의를 포함했을 때 이야기다. 포토스토리 중에서도 이런 방식, 즉 한 명의 주인공이 특정한 작업을 하는 것이 가장 정공법에 해당한다. 물론 트렌드는 바뀐다. 그리고 하다 보면 그다지 쉽지도 않아 보인다. 쉽다고 하는 것은 교과서적인 작법이 있고 그 작법을 찾는 것이 쉽다는 것을 뜻한다. 장도장 박종군선생은 은장도를 만든다. 은장도는 예전 문화의 산물이며 지금은 공예품의 역할을 한다. 만든다는 건 순서가 있음을 뜻한다. 공정에 따라 한 단계씩 쫓아가면서 앵글의 다양성을 보여주면 바로 그게 한 편의 스토리라 할 수 있다. 스토리의 나머지 형식들, 그러니까 변화, 특징, 전체, 관계 등을 전략적으로 안배하면서 완성도를 높인다. 이창환학생과 대화를 나눠보고 사진을 본 결과, 장도를 만드는 공정이 그렇게 다채롭지 않음이 드러났다. 대체로 완성되는 품목의 크기가 작을수록 공정이 단순할 것이다. 절대로 장도장의 하는 일이 단순하다는 뜻이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 사진은 눈으로 보고 눈으로 찍고 눈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보니 눈에 보이는 것이 단순해 보일뿐이다.
1번사진은 은장도 전체를 보여준다. 아직 완전히 마무리가 된 상태는 아니다. 이것은 은장도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두번째 사진에선 갑작스레 서당같은 느낌의 사진이 나타난다. 뒤로 병풍이 있고 뒷모습의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시연을 보이는 과정이다. 다른 무형문화재도 그렇듯 이제 실용품이 아니라 예전 전통문화 속에서 살아남아 공예품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 장도는 칼이라기 보다는 문화가 되었다. 따라서 현대인들에겐 만드는 과정을 보는 것부터가 하나의 문화일 것이다. 시연하고 체험하는 것이다. 망치로 때리고 다시 확인하고 설명하고 깎는 과정의 세부묘사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8번과 9번의 컷이 요긴하고 소중했다. 10번은 완제품이다. 1번 사진과 비교하면 10번에선 배경에 박종군 장인의 얼굴이 보인다. 잘 처리되었는지 확인하는 눈이 매섭다기 보다는 애틋하다. 손길을 여러번 거쳤다는 느낌이 강하다. 1번, 2번~9번, 10번이라는 구조를 보여주는 스토리다. 작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 어렵다고 했다. 이럴땐 접사렌즈라도 동원해서 아주 세밀한 묘사를 사용해야 한다. 은장도의 은상감부분을 클로즈업하면 완전히 다른 세계를 보여줄 수 있다. 촬영에 제약이 많았다는 것을 이해못할 리가 없다. 그 한계안에서라도 최대한 더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관계, 전체의 대목이 부족했다.관계는 은장도와 시연회 참가자의 관계다. 완성된 물건을 구경하는 장면을 어떻게든 재미있게 보여줄 궁리를 해야한다. 전체는 이 은장도가 진열되어있는 모습을 넓게 보여주는 컷이다. 비슷한 컷을 보여줬지만 다른 물건들과 섞여 배열되어 눈에 들어오질 못했다.
이창환 학생이 처음 사진마을 명예기자를 지원하면서 보냈던 취재계획서는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 더불어 사는 삶'을 다루고 있었다. 광주, 함평의 봉사자들이 이주여성, 다문화 아이들을 교육하고 도와주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아름다운' 모습을 기록하겠다는 것이었다. 일정이 맞질 않아 불발이었던 모양이다. 앞으로도 끈을 놓치 말고 사진과의 인연, 사진을 통한 우리 이웃과의 인연을 이어가길 바란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hani.co.kr @kwakclinic
나주 샛골나이는 처음 업로드 할 때 10장 골라 올렸었는데 그대로 놔두면 될까요..?
그때 재촬영을 못가서.. 제가 자꾸 이해를 못하나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