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사진클리닉 조회수 5153 추천수 0 2004.09.06 00:00:00

"올 여름에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물고기보다는 사람구경을 훨씬 많이 하고 왔습니다^^ 삼각대 없이 사진을 찍느라 좀 어둡게 나왔습니다. 제가 찍은 수족관 사진을 몇장 보다보니, - 후레쉬가 터진 사진은 수족관 유리에 빛이 강하게 반사되어 원하는 상을 얻을 수 없었고 - 후레쉬를 터뜨리지 않은 상태에서 어둡지 않게 사진을 찍기 위해서 셔터스피드와 조리개의 조절이 중요했는데 -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하면 작은 물고기도 뱀장어 같이 나오기때문에, 스피드를 짧게하고 - 대신 조리개 조절을 잘 해야겠다 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제가 적은 이야기들이 맞습니까?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며 찍는 사진은 참 재미 있습니다. 곽윤섭 기자님 말씀대로 "빛"을 조절하다 보면 하나의 대상에서도 너무 많은 사진들이 나오더라구요. 이번에도 좋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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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2004.09.06 00:00:00

"1. 후레쉬가 터지면 수족관유리에 빛이 강하게 반사되죠. 맞습니다. 이를 피하는 방법은 유리창에 완전히 후레쉬를 밀착시키는 것입니다.
2. 셔터가 느리면 피사체가 쭉 흘러 지나가게 되죠. 뭔가 귀신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3. 그래서 셔터를 빠르게 하면 조리개를 개방에 가깝게 해야하므로 심도가 떨어지는 약점이 있습니다.
4. 어떻게든 찍으셨네요. 빛의 반사도 별로 없고요. 그런데 짜임새가 없군요. 위와 왼쪽엔 물고기가 전혀 없군요. 아마도 셔터와 빛때문에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이제 거의 셔터와 조리개의 개념은 통달하셨습니다.
님의 사진과 글을 보다가 문득 옛날(그리 먼 옛날은 아닙니다)기억이 나는군요.
비행기안에서 어떤분이 사진기를 꺼내들고 창문너머로 마구 후레쉬를 터뜨리던 기억이 납니다. 창문에 좀 가까이 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너무 열심히 이폼 저폼 잡아가며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고 있어서 그냥 구경하고 말았습니다. 필름카메라 시절이었는데 참 황당했을 것입니다. 그분.

님이 다녀오신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저도 한번 취재하러 갔다온 적이 있습니다. 그곳은 2000년 5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저는 개장 하루전에 갔습니다. 통상 문열기 하루전날에 가서 미리 둘러보고 신문에 소개하니까요.
거기서 저도 비슷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필연적으로 유리에 갇힌 물고기를 찍어야 했거든요. 그런데 수족관유리에 완전 밀착해서 찍을수도 없었습니다. 꼭 그런것은 아니지만 신문사진엔 가능한 아이들의 얼굴도 나와야 하니까요. 아쿠아리움은 주로 아이들이 많이 견학할 올 장소이니까 아이들이 둘러보는 장면이 필요합니다.
어찌된셈인지 아이들은 와있었습니다. 하루 일찍 구경온 유치원어린이들이 수족관 여기저기에 있었습니다.
조금 둘러보니 터널식으로 된 코스가 있더군요. 그래서 앵글은 대충 감이 왔습니다. 다음은 어떤 물고기를 넣고 찍을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물론 그 타이밍에 아이들이 같이 나와야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이럴때 통상 사진기자들은 연출을 합니다. 그날도 몇몇 사진기자와 방송사의카메라기자들이 연출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지정된 자리에 세우고 여길 봐라, 저길 봐라, 웃어라, 박수쳐라....
저는 평소의 소신대로 기다렸습니다.(본의 아니게 잘난척을 하게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제앞을 지나갈때마다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러나 비교적 흔한 물고기들은 그림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 옆을 보니 톱상어란 녀석이 휙 지나가더군요.
아무리 유능한 사진기자도 물고기까지 연출하진 못합니다. 그래서 무작정 기다렸습니다. 정말 어려운 타이밍이었습니다. 톱상어가 머리위를 지나갈때 아이들이 그 아래에서 위를 보는 것은.
두번인가 톱상어 혼자 프레임에 들어왔을땐 아이들이 없었지만 셔터를 눌렀습니다. 후레쉬를 쳐보고 또 그냥 찍어보고. 그러다 다행히 후레쉬를 쳐도 큰 반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30분가량 기다리다 아이들과 동시에 톱상어를 한 앵글에 넣을수 있었습니다. "위 좀 쳐다볼래?" 라고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제가 느닷없이 천장을 향해 후레쉬를 연속으로 때렸으니 아이들이 자연스레 위를 보았고 거기엔 톱상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거든요. 신기하다는듯 바라보는 자연스런 표정이 잡혔습니다.
아이들 얼굴이 좀 노출오버되었고 톱상어 옆으로 후레쉬빛이 반사된 것이 보입니다. 그렇더라도 연출하지 않고 찍은 사진이라는 것이 뿌듯한 그런 사진이었고 신문에도 나갔습니다. 만약 완벽히 연출을 하고 찍었다면 아이들 얼굴의 노출은 미리 잡을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재미도 없는 이야기를 너무 길게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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