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사진클리닉 조회수 1565 추천수 0 2005.01.07 00:00:00

"지난 가을, 우리고장의 문화재 답사에 따라가서 일행들 사진을 찍어주게 되었습니다. 도우미 선생님이 잘생긴 부처님 한 분을 설명해주시는데, 부처님의 발 부분에 초록빛이 도드라졌습니다. 자세히 보니, 몸체 부분과 발 부분이 하나가 아니고 어쩐지 얹혀진 듯하기도 하고, 아주 우아한 몸체에 비해 발은 약간 투박해보이기까지 했지요. 지붕 없이 그냥 풀밭 위에 서 계신 부처님 발 주변으로는 두가닥으로 갈라진 마른 솔가리가 흩어져있는데, 유독 부처님 발목에는 마치 발찌를 하듯, 예쁜 초록의 풀띠를 두르고 있지 뭐예요. 갈라진 틈이야 옆으로도 이어져 있는데, 어찌 이렇게 예쁜 풀띠가 발목에만 자라고 있는지... 너무 예뻐서 찍어두었습니다. 집에 와서 사진을 보고 있자니, 거기 부처님은 천년을 넘어 서 계시고 여린 풀은 이제 나고지고 하면서 이어지는데,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제 모습으로 어울려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창군 북상면 농산리 석조여래입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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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2005.01.07 00:00:00

좋은 사연과 좋은 사진입니다.
관찰력이 있어야 볼 수 있는 장면이며 보는데 그치지 않고 찍어놓은 것이 잘한 일입니다. 흔히들 "찍어야 사진"이라고 합니다. 눈으로만 찍은 사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랜 비바람에 닳아가고 있는 돌부처님의 발을 좀더 눈에 띄게 찍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빛의 방향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위에서 떨어지는 빛은 돌의 굴곡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옆에서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이 사소한 굴곡도 큰 계곡처럼 리드미칼하게 표현해줍니다. 외부 조명이 없어 햇빛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이 비스듬한 빛을 받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그러나 마침 내가 도착한 시간이 그렇지 않은 시간대라면 별 도리가 없습니다. 플래시가 있어 옆에서 조명을 주는 방법이 있는데 이 또한 플래시가 카메라에 고정되어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알루미늄 호일을 이용해 즉석 반사판을 만든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어떻게든 비스듬한 방향을 조명을 창출해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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