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금산사에는 전문가들조차 그 용도를 헤아리지 못하는 석조물이 하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찰에서는 아예 찾아볼 수조차 없습니다. 노주(露柱)라는 이름을 얻은 이 석조물은 금산사의 중심 법당인 대적광전 앞에 있어서 눈에 바로 들어옵니다. 게다가 보물 제22호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좌대 부분의 앙련복련안상 등이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그 좌대 위에 얹혀있는 보주(寶珠) 형상의 한쪽이 조금 깨어져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 깨진 부분이 언뜻 여인의 얼굴 옆모습처럼 보입니다. 그 얼굴이 향하는 곳에는 명부전이 있어요. 석탄일엔 하얀 연등이 걸리는 명부전은 저승에 간 영혼의 명복을 빌어주는 곳입니다. 혹시 그러면 이 노주는 먼저 저승으로 떠난 낭군을 그리워하며 그 혼령의 구원을 간절히 기도하다가 돌로 굳어진 망부석? 금산사에 그와 같은 내용의 연기설화(緣起說話)가 전해오지 않지만, 금산사의 석탑 석등 당간지주를 만들던 석공이 이전에 없던 석물을 정성스럽게 다듬어야 했던 그 어떤 인연이 있지 않았을까? 어느 날 석공의 꿈에 나타난 한 여인의 애절한 사연 같은 이야기 말입니다. 생각이 한쪽으로 쏠리니 어쩌면 제 꿈속에라도 한 신인(神人)이 나타나 어떤 계시를 내려줄지 모르겠습니다. 제멋대로 생각이 뻗치자 다시 한번 그 여인의 흉상(胸像)을 보기 위해 금산사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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