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은 산자락 아래에서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아갈 수 있도록 조금의 땅을 양보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점점 욕심을 내어 산자락마다 길을 내고 밭을 일구면서 산 아래 부분을 더 이상 산으로 남겨두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거침없이 진행되던 이 흐름을 막아낸 곳이 있습니다. 전북 남원시 산동면의 부절리 마을 뒷산입니다.

   산동면은 동남쪽으로 우뚝 솟은 고남산(846m)의 능선으로써 운봉읍과 경계를 나누고 있습니다. 고남산의 산동면 쪽은 개간이 이루어지고 있는 산자락 사이로 옛 88고속도로와 새로 개통한 고속도로가 나란히 지나가면서 많은 산줄기들의 흐름이 끊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절리의 뒷산은 고남산 정상에서부터 흘러내려온 산줄기의 맥을 희미하게나마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공은 조선 중엽에 이곳으로 들어온 전주 최씨 가문의 선산을 지키고자 했던 소나무들에게 돌려야 하겠습니다.

   그 선산을 둘러싼 소나무들의 노력은 처절했던 것 같습니다. 동해바다 울진의 금강송이나 서해바다 태안의 안면송이 나라의 사랑을 받으면서 잘려나갈 때, 부절리의 소나무들은 서로의 뿌리를 부여잡고 버텼으며 몸통 또한 온 몸을 비틀어가며 살아남고자 몸부림쳤던 것 같아요. 도대체 온전히 반듯하게 자란 소나무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도 선산을 지켜온 긍지가 소나무마다 배어있는 듯합니다. 한겨울을 지나면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매서운 솔바람을 일으키고 있지요. 그 기세가 자못 당당하여 어느 누구도 이 숲에 낫과 도끼를 대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부절리의 저 늠름한 소나무 숲은 위성사진에서도 뚜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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