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위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가을 날씨답지 않게 흐린 날 점심 때를 지나는 전주향교는 고요합니다. 경내의 은행나무들은 적막함 속에서 곧 펼쳐질 황금빛 축제를 은밀히 준비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따금 들어오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그런데 밖으로부터 맑은 노래 소리가 담을 넘어오네요. 어디선가 스피커 볼륨을 높였나보다 생각했습니다.

  향교의 만화루(萬化樓) 밖으로 나오자 음악소리가 더 가까워집니다. 자연스럽게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걸어가니 완판본문화관 마당에서 악기를 펼쳐놓은 국악인들이 보입니다. 옆으로 플래카드까지 걸어놓은 것이 곧 있게 될 공연의 리허설을 전개한 모양입니다. 공연 시간이 다 되어가지만 주위에 관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이 지역 젊은 국악인들의 버스킹 정도인가 싶어서 스텝 중의 한 분에게 물어보니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그룹의 전주공연이라고 합니다.

  정해진 시간이 되자 마이크를 잡은 싱어가 밝게 웃으면서 힘차게 공연의 시작을 알립니다. 그새 관객 몇 명이 자리를 잡았네요. ()하는 소리꾼의 목소리가 곱고 꽹과리 상쇠의 흥겨운 몸놀림이며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가야금 탄금(彈琴) 그리고 힘찬 장구와 북이 무대를 뜨겁게 달굽니다. 관객은 적었지만 국악의 매력에 빠져드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연주자들의 내공이 보통이 아닌 듯 한데요. 그러면 그렇지. 청와대의 행사에서도 연주를 했던 팀이라고 합니다.

  비라도 내릴 것 같은 흐린 가을날 신명나는 공연이 펼쳐지는데 관객이 너무 적어서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완판본문화관은 전주 한옥마을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동남쪽 끝자락에 있습니다. 만일 경기전 앞 예전의 주차장 자리에서 펼쳤으면 많은 사람들이 흥겨운 무대를 같이 하였을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이 일대에 국악 공연의 주무대들이 있어서 포기할 수 없었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셔틀버스라도 활용하였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듭니다. 수준 높은 공연인데다가 또한 한옥마을의 정체성과도 잘 어울리는 무대인데 못내 아쉬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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