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하구에는 겨울철 다양한 철새들이 모여들어 제각각의 이야기들을 펼쳐놓습니다. 그들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리는 가창오리일 듯합니다. 그 가창오리를 만나기 위해 좋은 날씨를 기다리며 일행의 출발을 미루다가 지난 토요일 오후에 군산시 나포면의 십자뜰철새관찰소로 향했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일몰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태양은 군산 천문대가 있는 오성산 위로 서서히 내려오고 있었고, 가창오리들은 군산과 서천을 연결하는 금강대교 아래서 기다란 섬을 이루며 자신들의 시간을 기다립니다. 그들은 두어 시간 동안 물위에서 마치 리허설을 하는 듯 좌우로 움직이며 대열을 정비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태양이 오성산 뒤로 넘어가고 금강대교의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자 가창오리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그들 뒤에 있던 조그만 섬을 덮고 금강대교를 가리며 하나의 큰 산을 이루더니 곧이어 온 세상을 덮습니다. 그리고 서쪽 하늘 붉은 노을로부터 에너지를 빨아들이면서 거대한 용으로 변신하며 맹렬히 솟구쳐 올랐지요. 여세를 몰아 마치 하나의 몸인 양 몇 번 꿈틀 거리더니 곧장 동쪽 어둠의 세계로 쏜살같이 날아갑니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앞머리를 좇다가 뒤를 돌아보니 꼬리 부분이 아직 노을 속에서 요동을 칩니다.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바다뱀별자리인가 했더니 어느새 오로라처럼 보입니다. 다시 UFO처럼 바뀌더니 앞머리를 따라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앵콜 무대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관중들의 탄성이 잦아들고, 가창오리가 머물렀던 자리엔 금강대교의 가로등 불빛이 물속 깊이 엔딩 커튼을 드리웠습니다. 그 사이 붉은 노을은 빛이 사그라들고, 서쪽 하늘 높이 초사흗날 초승달이 빈 공간을 채웠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의 첫 가창오리 군무 쇼 관람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연출한 중국 계림의 인상 유삼저(印象 劉三姐)’ 못지않게 웅장하고 화려한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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