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길가의 가로수 밑에서 메말라가고 있는 꽃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꽃잎을 떨어뜨리기도 전에 겨울을 만나 박제된 듯 말라가고 있었지요. 요행이 무심한 발길에 채이지 않고 살아남았다가 그대로 말라가고 있는 야생화였습니다. 조경용으로 도처에 뿌려졌던 금계국이나 기생초나 구절초는 겨울 들판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오히려 야생화는 죽어서도 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꽃은 자연이 입혀주었던 을 벗어던지고 의연하게 겨울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와 같은 야생화들이 더 남아있을 것 같아서 자주 걷는 천변으로 찾아 나섰습니다. 억새와 강아지풀은 지천으로 널려 있으니 이 프로젝트에서는 별 감흥이 없습니다. 그래도 햇빛 받아 반짝이는 모습은 사랑 받을 만하지요. 다른 야생초 몇 가지가 바짝 마른 모습으로 눈에 띄었습니다. 아쉽게도 개망초 외에는 그 이름을 알지 못합니다. 이름을 불러주지 못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꽃은 남아있지 않지만, 그 야생의 꽃들이 남긴 유산 중에 나팔꽃 씨방이 의외로 많이 보입니다. 여름철 천변을 걸을 때 덤불 속에 숨어있는 나팔꽃을 자주 찾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박주가리 꽃씨는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바람을 타기 시작했어요. 몰랐었는데, 가끔 메마른 허공을 너울너울 날아가던 하얀 털의 요정이 바로 박주가리 씨앗이었더군요. 이제 알았으니 천변에서 만나게 되면 인사부터 건네야겠습니다. ‘, 어디로 가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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