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테마)

5기 조회수 11640 추천수 0 2011.08.15 10: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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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아침 강정마을 앞바다는 해무로 가득했다.

희미한 강정마을의 미래처럼, 해무가 그렇게 음울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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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당으로 나갔던 배들이 줄지어 포구로 돌아오는 아침

본능 혹은 동물적인 육감으로 포구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표식을 삼아 들어오는 것들이 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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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에 갇힌 강정마을, 그들은 지금 제국주의라는 큰 폭압에 갇혀있다.

독립국가의 한 마을이 아니라 식민지에서 신음하는 한 마을과 다르지 않다.

대대로 바당을 어멍삼아 살아온 그들의 삶의 터전을 돈 몇 푼 던져주고 다 되었다고 하는 이들과 박수치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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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코쟁이들 밑딱아주고 배설하게 해줄 술집이나 혹은 홍등가를 열면

돈이나 좀 벌것이라고 단꿈꾸는 넋빠진 것들

얼싸쿠나, 강경진압 잘 한다하고, 얼싸쿠나 육지의 경찰지원 잘한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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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어지는 일상

그 일상이 언제 깨어질지 아무도 몰라

아니

이미 그 일상 멀찌감치 깨어진 이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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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바다도 구름도 슬퍼서 일어나고 싶지 않단다.

그냥 이렇게 잠들어 버리면 안 되겠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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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탈당한 우리 땅

해군이 불법으로 점령한 군사지역

 

징집영장 한 장으로 젊은 청춘들을 무상으로 군대에 데려가는 나라가

젊은 청춘들 반값 등록금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

강탈당한 우리 젊은들과 우리 땅과 역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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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끊어져 버린 것 같다.

이어져 있어야 하는데, 끊어져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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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으로 가로막히고, 분단되어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땅이

또 여기 평화의 섬 제주 강정마을에 생기는구나.

 

이제,

이 땅도 해군기지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남의 나라 땅이 되겠구나.

구럼비 바위,

어디에도 없는 그 바위는 이제 볼 수 없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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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바위 틈에서 피어나는 풀꽃들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할지 몰라.

 

2011년 66주년 광복절 혹은 이틀 뒤 사흘 뒤

적도 아닌 우리 경찰이 그곳을 강제로 접수하려고 한단다.

 

그 땅을 지키려는 마을 사람들과 활동가들을 모두 내몰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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