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녀도에서 1. - 느리게 흐르는 하루
선유도와 무녀도를 이어주는 좁은 다리는
한가로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듯하고
다리에서 짐을 나르는 일꾼은
무거운 짐을 손수레에 싣고
섬과 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다리 건너 무녀도 입구에서
김 양식 장비를 손질하는 어부는
초록빛으로 풍요롭게 흔들리는 해초를 꿈꾸고
작은 포구 선착장에서
우럭을 다듬는 아주머니는
갈매기와 신경전을 벌이고
동네 어느 집에는 한나절 캔 바지락
저울에 달면서 어머니와 딸이
흡족하고 싱그러운 미소를 짓고
수북히 패총처럼 쌓인
굴껍데기가 쌓여 있는 더미위에는
해당화가 붉게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그 굴껍질들 안을 흥건하게 꽉 채웠을
상큼하고 향기로운 굴의 속살이 떠올라
괜히 입맛을 다시게 하고
그렇게 조용한 무녀도의 하루가
느리게 넉넉하게 흘러가고 있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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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장마 무더위....
그래도,
그럴수록,
느리게 넉넉하게 무탈하게 지내시길....
2013. 7.
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