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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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버드나무가 꽤 굵었다. 밑동 직경이 1m 정도 되었다. 굵기로 보면 몇 백 년 된 것 같았다. 그러나 길고 짧은 건 재봐야 안다고 나이테를 세보니 50하고 몇 줄 더 되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1960년대 중반쯤부터 자랐다는 것이다. 물가라서 잘 자란 것 같았다. 잘 자라는 나무이기도 하고. 토양 척박한 산에서 소나무가 이 정도 굵기가 되려면 진짜 몇 백 년 걸릴 것이다.
 
 역시 도심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벌목작업이었다. 생각보다 수령은 적었지만 그 굵기 때문에 벌목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하천의 축대 바로 위에 있는 나무라서 축대도 손질해야 하는 정비사업 임을 생각해보면 안 벨 수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하천을 정비하면서 새로 조성될 산책로와 나무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굵은 나무를 그루 뜨고 가지들을 자르는 일은 아무래도 더 긴장되고 힘들다. 그냥 나무 그늘 아래서 편하게 쉴 때는 운치도 좀 느껴지고 시원하고 하여튼 편안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밑동을 자르기 위해 그 아래서 톱을 들고 허리를 숙이면 어쩐지 느껴지는 위압감 때문에 긴장 안 할 수가 없다. 진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겉으로 보기에 긴장 하지 않는 듯 보이는 사람도 있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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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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