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 채석강
밀물의 채석강은 거대한 해안 절벽이다.
마치 수만 권의 책이 이리저리 쌓여있는 모습이다.
이곳은 원래 수심이 깊은 호수였는데
오랜 시간 모래와 자갈들이 쌓이고 굳기를 반복해 거대한 층리가 됐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굽이마다 새롭다.
썰물에 드러나는 구불구불한 해안선에는 전혀 다른 모습의 암석들이 널려있다.
매끈한 표면의 층리와는 전혀 다른 거칠거리는 바위들이다.
화산의 증거다.
두 번의 화산 폭발은 채석강의 밑바닥을 만들었고 단층의 위를 덮었다.
단정한 층리가 물의 작품이라면 화려한 해안선은 화산의 손길이다.
이태백 설화에 나오는 채석강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졌지만
오히려 한정되기 아깝다.
물때마다 잠겼다가 드러나는 바위가 주인공이다.
모양도 색도 성질이 한데 모여 다채롭다.
그야말로 채석이다.
김병구 작가는
국민대학교 졸업.
영화지 필름 2.0과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DAZED&CONFUSED) 포토그래퍼
현재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