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부터 6년 반 동안 시화방조제 건설이 시행되었다.
바닷물을 가둬 호수를 만들면 농업용수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물길이 막히자 호수는 빠르게 썩어들어갔다.
새까맣게 타들어가며 어떤 생명도 살 수 없는 죽음의 호수로 바뀐 것이다.
몇 년 뒤, 극심한 환경오염으로 간석지 개발과 담수화 계획이 중단됐다.
그러자 바닷물이 다시 스며들며 자연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갯벌은 제 색을 되찾고, 철새가 돌아왔다.?
육지가 된 갯벌 위로 푸른 갈대가 넘실거리고 바닷물과 개흙에 숨겨져 있던 백악기 지층들도 장관이다.
너른 대지 앞에 서니 개발과 자연이 만들어 낸 모순에 할 말을 잃는다.
방조제 건설은 인간의 욕심에 의해서 시작됐지만, 그로 인해 1억 년의 시간을 만나고 아름다움마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구 작가는
국민대학교 졸업.
영화지 필름 2.0과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DAZED&CONFUSED) 포토그래퍼
현재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