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쇠소깍
효돈천의 끝자락, 쇠소깍.
제주 특유의 용천수가 솟아 바닷물과 만나고
그에 따라 깊은 웅덩이가 되어버린,
하지만 줄기 대부분은 비가 와야 비로소 물이 흐르는 건천.
길 위에서 내려다본 쇠소깍은 잔잔하다.
반면 하천 바닥에서 바라보면 위압감을 느낀다.
바위는 높지 않지만 힘차게 뻗어있고
물길의 굴곡은 몸을 양옆으로 기우뚱하게 할 만큼 가파르다.
마치 바위가 물결치듯 흐르는 모습처럼.
바위 색은 새롭다.
우리 흔히 만나는,
검고 작은, 기포가 많은 제주의 돌이 아니다.
밝고 하얗다.
주변의 해송들과 대비되어 더 하얗고 밝게 빛난다.
특히 물에 비친 바위는 마치 얼음장처럼 눈이 시리다.
제주가 타 화산섬과 다른 이유다.
화산이 만들어 낸 섬이 아닌, 덧입혀진 곳인 것이다.
굳건히 땅이 있었고 그 위를 치장했기에,
바위가 담은 이야기는 다양하다.
김병구 작가는
국민대학교 졸업.
영화지 필름 2.0과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DAZED&CONFUSED) 포토그래퍼
현재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