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아들

사진클리닉 조회수 2639 추천수 0 2004.10.06 00:00:00

"결혼 4년차에 간신히 잉태되어 지난 4월에 빛을 보게 된 아들의 백일이 되어 고민끝에 몇군데의 스튜디오를 찾았습니다만, 들려오는 답변에 맥이 풀리더군요. 성장앨범이니, 백일앨범이니 하면서 제시한 가격들이 기본적으로 30만원을 호가하거나, 조금 괜찮다 싶으면 웬만한 필름카메라 중고 기본 셋트를 살수 있을 정도의 가격을 말하더군요... 이전부터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어온 버릇이 있어서, 직접 아들의 백일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결심을 세웠습니다. 전 직장 동료에게서 빌린 니콘의 최고급 기종인 D1X와 85mm 렌즈를 사용하여 조명을 자작하고, 아들앞에서 애교를 떨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값비싼 기계에 비하여 초라하기 그지없는 사진들이지만, 제가 직접 찍어준 아들의 백일 사진이 오히려 더 애착이 가네요... 몇 장을 올려서 곽기자님과 여러 회원님들의 고견을 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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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2004.10.06 00:00:00

"귀한 아들의 백일을 축하드립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고 있으면 사진관을 하시는 분들이 싫어할수도 있지만 어쩔수 없군요. 집에서 백일사진을 찍는것도 권장할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선 저의 경우에도 딸아이사진을 집에서 그냥 찍고 말았거든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제가 태어난 60년대의 백일,돌사진을 보면 밑에 날짜와 함께 흰 붓글씨체로 백일기념이라고 적어두는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형태상으론 그렇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큰 차이는 조명에 있습니다. 사진을 잘찍고 못찍는 차이도 그렇고 사진관과 집의 차이도 조명에서 오는 것이 가장 큽니다. 카메라에 달린 스트로보는 대체로 부족하고 통제가 잘 안되는 빛입니다. 여기 올린 다섯장의 사진을 살펴보았더니 실내사진치곤 빛이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다시 글을 읽어보니 조명을 자작했다고 하는군요. 역시 다릅니다.
요즘은 디지털이니 "백일기념" 이란 글을 쓰기도 편하지요. 개인적으론 사진위에 뭘 쓰는 것이 글 탐탁치는 않아서 "파일인포"에 정보를 넣어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간혹 간단한 장소와 날짜가 들어있는 결혼, 백일, 졸업사진을 보면 정겨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지적해드리고 싶은 것은 배경의 문제입니다. 집에서 그것도 아기를 찍는다면 시간과 공간을 충분히 통제할수 있는 상황일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리 예상되는 배경을 깔끔히 처리하는 것이 좋았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렇다고 스튜디오에 걸린 배경지같은 것을 사용하라는 요구는 아닙니다. 집에서 찍으니 오히려 집에 원래 있는 공간을 활용해야 하지요. 훗날에 사진을 볼때 "백일땐 여기서 살았구나"하는 추억을 줄 수 있는 배경적 기념장치를 넣는 것도 좋죠. 다만 이 사진에서 처럼 아이의 저고리색과 비슷한 벽의 색깔같은것은 방향을 바꾸어서라도 피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시선을 분산시켜서 사진전체의 조화를 해치고 있습니다.
차근 차근 다음사진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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