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에 자리한 한국고전번역원 전주분원에서 맹자강독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나이 드신 학동들이 하나 둘 들어오는데 마당 옆의 휴식장소 탁자 위에 아침부터 고양이 한 마리가 수면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다가가서 사진을 찍으려니 살짝 째려보네요. 그러곤 무거운 눈꺼풀 다시 내립니다. 한 시간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밖으로 나와 보니 고양이는 아예 길게 드러누워 깊은 잠에 빠져들었어요.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지요. 이 서당고양이는, 몇 년차인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배째라입니다. 길고양이들의 귀엽고 재미있는 모습을 즐겨 담는 이정훈님(사진 에세이 행복한 길고양이의 저자)이 보시면 '이 녀석도 참 행복하겠다'라고 여기겠지만, 우리 훈장님은 다르시지 않을까요? 아마도.

 

네 이놈, 따라서 하거라.

學而時習之不亦說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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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mhs

2020.06.10 16:58:36

다시 일주일 후 같은 시간에 서당고양이를 또 만납습니다. 여전히 자고 있네요. 그런데 이번에는 탁자 위가 아니라 그 아래 시멘트 바닥이군요. 훈장님한테 혼나서 탁자 밑으로 내려왔을까요?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장마도 지나지 않은 초여름 날씨가 기록적인 폭염을 토해내는 상황에서, 똑똑한 고양이 녀석 바닥이 더 시원하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심상치 않은 올여름 일기예보가 나오고 있는데, 아무쪼록 우리 서당고양이 무탈한 채 여름 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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