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서울에서 가장 추웠다던 2월 6일 무렵, 전라남도 신안군의 1004개 섬들은 먼 지방의 날씨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이미 봄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천사대교의 개통으로 연장된 2번국도가 압해도에서 암태도로 들어서면 도로 양편에는 동백꽃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이 동백꽃 길을 따라 암태도 중심부로 더 달려가자 신안군의 여러 섬들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805번 지방도로와 만납니다. (연결된 섬은 북쪽 섬부터 자은도-은암대교-암태도-중앙대교-팔금도-신안1교-안좌도-자라대교-자라도입니다.)
그러니까 2번 국도와 805번 지방도로가 직각으로 만나는 삼거리에서는 차를 꼭 멈추세요. 제법 알려진 동백꽃 파마머리 부부를 삼거리 정면에서 만나야 하니까요. 붉은 동백꽃 가득하여 지금이 적기인 듯한데, 담에 그려진 부부의 동백꽃 파마머리 일부분을 담 안쪽에서 피어나는 동백꽃이 완성시키고 있습니다. 기념사진을 찍을 땐 꼭 정면에서 촬영하세요. 조금만 어긋나도 파마머리 형태가 어그러집니다.
제가 일행의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서는데 한 주민이 담장 그림 앞으로 지나갑니다. 얼른 돌아서서 그 분을 사진에 담았는데 조금 벗어났다고 파마머리 부분이 많이 틀어졌습니다. 아, 그런데 그 주민이 담그림 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십니다. 암태도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벽화 속의 주인공인 듯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