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gbh01.jpg gbh02.jpg gbh03.jpg gbh04.jpg gbh05.jpg gbh06.jpg

 

#143 겨울바람

 

두 군데에서 일을 함께 하자고 연락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 한 달 정도 있어야 마무리될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며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산판의 일이 이렇다. 일들이 몰릴 때가 있다. 이런 경우가 현재의 일이 마무리된 후에도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대부분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 사이 어떻게든 사람을 구하고 일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때가 되면 대개 내가 들어갈 자리는 없다. 한겨울에는 특히 그렇다. 사람을 늘리면 어차피 정해져 있는 일의 면적이기 때문에 일하게 될 날짜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어지간하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일 날짜수를 늘려 겨울을 나려고 하는 마음은 사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아는 사람이 자꾸 질문했다. “한겨울에는 일 안 하지? 일이 없지? 추워죽겠는데 어떻게 일해?” 그래서 “그럴 수도 있지.”라고 대답해줬다. 질문의 횟수만큼 서너 번. 일이 있으면 영하20도에도 일을 한다. 물론 눈이 내리거나 내린 나무에 눈이 아직 쌓여있거나 바람이 일을 못하게 할 정도로 나무를 흔들어대거나 하면 당연히 그날은 일이 안 된다.
 
 산등까지 작업이 이루어졌다. 바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영하의 기온에 부는 바람은 땀에 젖은 몸을 으스스하게 했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g1001.JPG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전 재운

2020.11.30 22:13:59

영하 20도에도 일을 한다니 놀랍네요.
아무쪼록 조심조심 또 조심 하세요.
늘 무탈하시기를...

따순빛

2020.12.02 18:32:10

좀 둔해져서 그렇지 보통 솜 들어간 옷을 껴입고 일을 합니다. 그리고 비탈을 오르락내리락 일하다보면 몸에 열도 나고,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일 시작할 때 손가락 발가락이 시렵고 아픈데 이것도 한 두 시간 지나면 괜찮아집니다. 걱정해주시는 대로 항상 기계톱과 쓰러지는 나무, 구르는 나무, 떨어지는 나무 그리고 조급함과 방심이 문제죠. 염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댓글 작성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List of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