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다녀온 분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 가도가도 끝없는 옥수수 밭이나 한없이 이어지는 해바라기 농장을 소개하는 경우가 있지요. 우리나라는 땅이 좁은 반면 인구밀도가 높아서 그런 들판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전라북도 부안군의 계화면에 가면 적어도 한 눈에 다 담을 수 없는 유채꽃 논이 펼쳐집니다. 유채꽃 하면 제주도가 먼저 떠오르지만, 그 면적의 넓이에 있어서는 단연코 계화면이 압도적일 것입니다.

  지금의 계화면은 예전에 대부분 바다였습니다. 1960년대에 육지와 계화도를 연결하는 제1, 2 방조제 약 12.8km를 쌓고 간척하였어요. 거의 사람의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당시 최대 규모의 간척지였습니다. 이곳에서 벼농사가 시작된 때는 1977년부터인데, 이곳 농부들은 아직도 간척지에 소금기가 남아있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쌀의 품질이 좋아서 ‘계화미’라는 고유명사로 전국에 알려져 있지요.

  온갖 꽃 소식이 들려오는 봄날, 이 계화 들녘에 유채꽃이 만발하였다는 소문을 듣고 호기심에 달려갔습니다. 김제와 부안을 연결하는 23번 국도에서 벗어나 동진면을 거쳐 계화면에 들어서자 눈앞에 다가온 광경은 우리의 들판 같지가 않았습니다. 햇볕을 안고 있는 노란색 유채꽃이 마치 물감을 뿌려놓은 듯합니다. 그 사이로 이삭을 패고 있는 보리나 바람에 한들거리는 목축용 초지가 유채꽃과 어우러져 더욱 이국적인 느낌을 전해줍니다.

  그런데 한쪽에서 커다란 농기계가 그 유채꽃을 갈아엎고 있어요. 다가가서 그 사연을 들어보았습니다. 농한기에 면 단위의 특용작물로 재배하여 소득을 올리기 위한 이모작 재배인 줄로 짐작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부안군과 계화면의 축제용으로 몇 년 전부터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축제가 취소되어서 논을 일찍 정리하고 벼농사를 준비하는 중이라 합니다. 유채꽃은 그대로 거름이 된다 하니 원래 경관과 농사를 위한 일석이조의 작물이었던 것이지요. 5월 초부터 조생종의 벼를 모내기 한답니다. 곧 이 반듯한 들판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어린 벼로 모자이크 되어가겠지요. 속절없이 스러지는 유채꽃이 아쉽지만, 계절이 지나가는 들판의 색다른 풍경을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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