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고창의 선운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꼽아본다면? 눈물처럼 후드득 떨어지는 동백꽃, 계곡을 붉게 물들이는 꽃무릇, 늙은 나무들의 타오르는 단풍, 그리고 군침 도는 풍천장어 등이 떠오르지 않을까요. 이러한 것들을 즐기기 위해 선운사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사계절 끊이질 않습니다. 하지만 진정 선운사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선운사에서부터 도솔암까지 도솔천을 따라 걷는 3km의 길에 마음을 다 내어줍니다. 이 길에서는 무엇인가 신비로운 힘이 작용하는 듯합니다. 소설가 양귀자씨도 그 힘을 알아채고 다음과 같이 표현했네요.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 있다. 끝까지 달려가 보고 싶은 무엇, 깨어져 죽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장렬한 무엇, 그 무엇으로 나를 데려가려고 하는 힘이 사랑이라면,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에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의 손을 잡았다. (양귀자의 모순, 살림출판사, 1998)

 

설령 사랑의 문제가 아니어도, 이 길에 들어서면 자신의 간절함을 드러내고 싶어집니다. 길을 걷다가 정성을 다해 돌탑을 쌓아보기도 하고 계곡물 소리에 귀 기울이며 속마음을 털어보기도 합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오는 햇빛에 손을 내밀어보고, 길가의 풀 한 포기에도 그 존재의 의미를 생각해 보지요. 그러니까 세상의 번잡한 일에서 한 발짝 벗어나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어지는 시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어깨의 짐이 무거울 때 도솔암 가는 길 걸으면 한결 홀가분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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