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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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_산판 #67 나무가 가는 길

 

물론 나무가 가는 길도 외길이다. 시간처럼. 가끔, 일하다 말고 뜬금없는 생각에 휩싸인다. 내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런 생각. 나무의 길 끝은 어디일까 등등. 끝은 모르겠지만 그 길은 햇볕을 쫓아 하늘로 솟는 주관적인 길인 동시에 자전과 공전 그리고 빅뱅에 확장되는 객관적인 길이기도 하다. 내가 온종일 한 곳에서만 일을 해도 나는 계속 어디론가 가고 있는 중이다. 우주와 지구에 대한 과학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그렇다고 한다.
 
 생각이 많은 건 아무래도 단점이다. 가끔 일하기가 싫어진다. 때로는 돈이 급해질 때까지 진짜 쉰다. 꼭 그럴 때 전화가 온다. 이번에는 전에 인력공사 일을 함께 하던 친구다. “뭐해? 일 많이 했어? 술 한 잔 안 할 거야?” “일이 마땅치 않네. 요새 집안일 좀 하느라 많이 못했어. 너는 많이 벌었어?” 설거지거리 빨랫거리 등등 집안일을 만들어내고 있으면서 대답은 그렇게 나왔다. 수많은 나뭇가지들 중에는 이렇게 사는 길도 있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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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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