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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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_산판 #61 연락이 없어도


한 현장 일을 마치고 다음 현장 일을 시작하기 전, 목상으로부터 일을 맡은 사람이 일할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로 오라고 연락을 하게 된다. 일이 지나치게 늦거나 또는 기타 등등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즉, 제외시킬 사람이 있으면 이때 그 사람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는다.

 

 한 현장이 끝났다. 역시 객지인 다음 현장으로 가기 위해 겨울옷들은 옷장에 넣고 가벼운 작업복들을 챙겼다. 이제 점심을 먹고 6시까지 알려준 숙소로 가면 된다.

  

 나무만 나이테가 생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꽃이 피고 지듯 매년 때가 되면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집에서든 객지에서든 여러 현장을 돌고 돌다보면 사람도 단순하고 둥그러지는 것 같다.

 

 언젠가, 다음 일이 있다고 분명히 들었다. 그런데 때가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이리저리 전화를 넣어 확인해봤다. 이전 현장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이미 일을 하고 있었다.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나를 제외했던 것이다. 나는 당황하였고 화도 났다. 그러나 연락이 없어도 봄이 오고 꽃이 피듯이 곧 다른 사람들과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그러려니 하면서 시간이 갔고 다시 나무에 푸른 잎들이 돋아났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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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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